본문 바로가기
나의 아들

양심

by J.Dit 2024. 10. 30.

목차

    콧물감기에 걸린 나의 아들이 저녁밥을 대충 먹은 뒤 냉장고를 기웃거린다.
    냉장고에 있는 작은 요구르트가 눈에 띄어 나는 그것을 집에 마개를 열었다.
    그때 등 뒤에서 "가래 생기니까 우유는 먹지 마"라는 아이 엄마의 말이 들린다.
    나는 내가 마시는 척 요구르트를 홀짝 거린 뒤 아내 몰래 빨대를 꽂아 아들에게 건네며 "엄마 몰래 마셔"라고 작게 속삭였다.
    아들은 작은 손으로 반쯤 남은 요구르트병을 들고 제 방으로 들어간다.
    5분쯤 지났을까.. 아이방에 가보니 줄지 않은 요구르트병이 방 한쪽 바닥에 놓여있고 아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가 우유 마시지 말랬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아마도 몰래 먹기에는 걱정되었나 보다.

    나는 "엄마는 우유를 먹지 말랬자나, 이건 요구르트야"라고 아들을 꼬셨다.
    그제야 아들은 빨대에 입을 가져다 댔다. 살짝 웃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