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주요 쟁점

논쟁 많던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가 23년 9월 25일부터 시작됩니다. 주요 내용은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받게 되는 경우 환자 또는 보호자가 요청할 때 수술장면을 녹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여러 의견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수술실 CCTV 설치 주요 내용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전신마취 등)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은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야 하며, 환자 측이 수술 장면 녹화를 요청하는 경우에 병원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거부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 정당한 사유란 ①수술이 지체되면 환자가 사망할 수 있는 응급수술, ②위험도가 높은 수술, ③전공의 수련 목적에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④수술을 시행하기 직전에 녹화를 요청할 때, ⑤천재지변, 통신장애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촬영이 불가능할 때입니다. 또한 수술장면 녹화 시 녹음 기능은 사용할 수 없는데,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이 모두 동의하는 경우에는 녹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촬영 자료는 30일간 보관해야 합니다.

 

 
 

수술실 CCTV 설치 찬성 의견

수술실은 폐쇄적이고 은폐가 쉬운 곳이기 때문에 쉽게 범죄가 발생한다.

수술장면 녹화를 찬성하는 가장 많은 이유로는 수술실이란 특성상 환자는 의식을 잃고 수술을 받게 되면 그 안에서 일어난 일들은 수술에 참여한 소수의 인원들만 알 수 있는 사실이 은폐되기 쉬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의료진에 의한 성범죄, 성추행이 발생하기도 하고,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수술한다거나 집도의가 아닌 다른 의사가 수술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수술실의 폐쇄적인 특성으로 각종 의료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국민 다수가 찬성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를 통해서 설문조사에 응한 국민 80% 이상이 환자의 인권보호와 의료사고 방지를 위해 수술실 내 CCTV를 설치에 찬성하는 설문이 있었습니다.
 

의사의 정당성 입증 가능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의 입장에서 오히려 올바른 절차로 수술을 했고 의료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불가항력적인 일이었다는 것을 수술 장면 촬영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술실 CCTV 설치 반대 의견

수술장면 녹화는 과도한 긴장 유발

CCTV를 통해 수술장면을 녹화하는 경우 의료인이 수술을 진행함에 있어 녹화를 의식하고 과도하게 긴장하게 되어 오히려 실수를 한다거나 문제 발생 시 소극적으로 대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의료소송의 증가로 의료인의 스트레스 증가

수술장면을 녹화하게 되면 환자 측이 수술 결과에 조금이라도 불만족할 때마다 의료분쟁으로 발전하고 수술 영상을 열람하여 의료인의 업무 과부하와 스트레스의 증가로 의료의 질이 떨어진다는 의견입니다.
 

수술이 많은 특정 진료과 기피

위와 마찬가지로 수술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을 주로 하게 되는 외과, 흉부외과와 같은 진료과의 기피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결국에 특정 진료과의 인력이 부족하여 진료나 수술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CCTV 설치 의무화가 나온 배경이 수술실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범죄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의사들 입장에서는 '수술 장면을 녹화하는 것은 의사를 예비 범죄자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수술실에서는 함께 수술에 참여하는 동료가 가장 강력한 감시체계다'라는 의견입니다.   

 

수술실 CCTV 설치 해외사례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도 수술실 CCTV 설치하여 녹화하는 것은 많은 논쟁이 있던 일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많은 논쟁이 있었는데 결국에는 시행하는 주는 한 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CCTV 설치 한계점

설문조사에 의한 것처럼 대부분의 국민은 수술실 내 CCTV 설치하여 수술 장면을 촬영하는 것을 찬성하고 있습니다. 촬영에 반대 의견처럼 녹화 시 과도한 긴장감이 발생한다거나, 문제 발생 시 소극적인 대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입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직종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일터에 CCTV가 설치되어 있고, 이것은 그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 아닌 범죄 예방을 통해 보호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떳떳하면 CCTV가 있던 없던 문제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개정된 법을 보면 영상만 촬영할 수 있도록 했고, 소리는 녹음할 수 없게 하였습니다. 의료진이 수술 시에 하는 대화내용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 같은데 음성 녹음은 불가능한 것이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촬영 자료는 30일간 보관해야 한다고 하는데 의료적으로 30일은 너무나 짧은 기간이라 생각됩니다. 수술 후 부작용이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 수 있고, 일찍 의료분쟁으로 발전했다 하더라도,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하는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수술실 CCTV 의무 설치는 병원 측, 환자 측 양측모두 유리한 점이 없는 승자 없는 전쟁의 결과물인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