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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일본 워킹홀리데이 경험담 2(10년전 이야기)

by J.Dit 2023. 11. 11.

목차

    아르바이트 구하기

    일본에서의 첫 달은 적응기간으로 알차게 보낸 뒤 둘째 달부터 본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알바천국 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찾기도 하고 숙소 주변 가게에 아르바이트 모집이란 포스터가 있는 곳이 있으면 들어가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때 나의 일본어 실력은 정말 간단한 생활회화 정도만 가능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사장이었어도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외국인이 내 가게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면 용기는 가상하나 당연히 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나는 다음 달 월세와 생활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어떤 일이라도 해야만 했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쉽게 구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원피스의 '루피'라는 주인공을 좋아했는데, 캐릭터의 당당하고 근거 없는 자신감이 좋았었다. 이때 나도 '루피'처럼 그냥 근거 없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온라인 아르바이트 사이트의 자기소개란에는 한국에서 온 남자이며, 해외에서의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일본에 왔다고 적었다.

    평소처럼 인터넷을 통해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때, 놀이동산 수영장 아르바이트 모집이란 공고문을 접했다. 이때 일본어를 능숙하게 읽을 수 있는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아는 단어를 먼저 읽고 모르는 단어 하나하나 찾아가며 뜻을 유추했었다. 곧 다가오는 여름을 맞아 놀이동산 수영장에서 단기간 아르바이트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숙소에서 가깝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모집 신청 버튼을 클릭하고 다음날에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첫 면접이었다.

    시간이 매우 많은 백수였기 때문에 다음날 바로 면접 볼 수 있다고 대답하고 면접용 일본어를 다시 한번 외우고 또 외웠다.

    면접을 본 놀이동산은 '요미우리랜드'라는 곳이었다. 정장은 당연히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단정하게 입고 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당황스럽게도 면접도 매니저라는 사람에게 나 혼자 봤다. 그때는 배용준보다 장근석이 인기가 많고, 한국 남자들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은 시절이었다. (지금도 그럴 것 같지만) 운 좋게 요미우리랜드에서 매니저를 맡고 있는 사람이 한국을 매우 좋아하는 일본인이었고 특히 박용하를 좋아했다. 내가 면접 보러 온 사람이라고 말하자 매니저는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하며 맞이해 주었다. 본인이 이번 여름 수영장 매니저를 맡았고, 여름방학 때 단기로 아르바이트할 사람들을 찾고 있는데, 한국인이 지원을 해서 한번 만나보고 싶어서 불렀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지원자 없는 상황에서 나 혼자만 1:1로 면접을 하게 되었다. 긴장풀기용? 한국어로 1~2분 정도 서로 이야기를 나눈 뒤 본격적으로 일본어로 면접을 치렀다.

    그리고 나는 다음날 출근해도 좋다는 전화를 받았다.